요즘 들어 회사 일도 개인적인 일도 다 잘 안 풀려서 그날은 괜한 화풀이를 가족들에게 하여 가족들과 싸우고 혼자 나와서 바에서 술을 많이 마셨다. 술김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서 스카이스케너앱으로 가장 빨리 출발하는 항공기를 검색해보니 필리핀 마닐라여서 바로 결제를 한 후, 집에 와서 여권과 랩탑만 챙겨서 공항으로 향했다. (나도 참 미친놈이지;;;)
이전 여행기에서 밝혔듯 나는 1급 지체, 언어 장애를 가지고 있다. 혼자 걸을 수 있지만 100미터쯤 가면 앉아서 조금 쉬어야 할 정도로 불편하고 요즘은 걷는 것이 더 불편해져서 주로 휠체어를 이용한다. 양손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 이외에는 생활 하는데 불편한 상태이고 언어장애가 있어서 처음 만난 사람은 말을 자연스럽게 알아듣기 힘든 정도의 장애를 가지고 있다. 이런 내가 혼자 해외여행을 어떻게 가냐고? 그 방법은 이전 여행기에서 자세히 밝혔다. 나에 대해 궁금하다면 나의 네이버 인물정보와 프로필을 참조하길 바란다.

Figure 1 호텔에서 마신 잭다니엘 허니, 정말 꿀맛이였다;;
마닐라에 도착해서는 평소 자주 가던 리조트와 호텔에 묵으며 마닐라베이 경치를 보며 술을 계속 마시며 생각을 정리하였다. 마침 이전 여행기들에 등장했던 현지인 친구 마크가 3일이나 휴가를 얻어서 마닐라로 와서 입을 옷과 가방을 쇼핑하고 같이 클럽 등을 전전하며 아무 생각 없이 놀았다. 이렇게 일주일을 아무생각없이 놀다 보니 또 허무해져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족자카르타의 사원들을 보기 위해 3월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여행을 가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이왕 필리핀까지 온 것 자카르타까지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1. 아무 생각 없이 자카르타로…
스카이스케너로 마닐라에서 자카르타행 편도 항공권을 검색해보니 에어아시아가 9만원뿐아니라 바로 결제 후 다음날 새벽에 자카르타로 떠났다.
원래 3월에 오려고 계획한 것이고 자카르타는 휴양지가 아니기 때문에 가이드와 나를 캐어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휴양지 같은 경우 리조트에서 내가 밖에 나갈라고 하면 보디가드를 붙여준다거나 리조트 의사가 24시간 나를 캐어해주었다.) 그러나 패키지여행사는 장애인을 받지 않고 마이리얼트립은 여행사 중계 플랫폼으로 변해버려서 나는 동행자를 구하기 위해 tinder(글로벌 미팅앱)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매칭이 많이 되어 그 중에 한 명이 공항까지 픽업을 와준다고 하고 여행 가이드도 해준다고 했는데… 막상 공항에 가니 안나와 있어서 전화를 해보니 갑자기 어머니가 아퍼서 2시간이나 늦는다고… 결국 나는 택시를 타고 호텔로 이동하려고 안내 직원에게 돈을 내고 택시를 기다리는데 바로 택시가 와서 타려고 했으나 장애인 이라고 승차거부를 당한 후, 택시를 잡아주지 않아 1시간반을 땀을 흘리며 기다리다가 결국 블루버드앱(블루버드그룹에서 운영하는 택시로 일반택시와 달리 미터 요금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바가지가 없다. 또한 카카오택시처럼 앱으로 부를 수 있어 매우 편해서 그후로 블루버드 택시만 탔다.)을 통해 택시를 불러서 호텔로 갔다.
호텔에 도착한 나는 계속 그녀를 기다렸지만 그녀의 어머니가 입원까지 해서 못 온다고 여동생을 보낼 테니 자기집으로 오라고… 어머니 퇴원하면 함께 여행을 다니자고… 나는 사실 그녀만 믿고 자카르타에 온 것인데…… 너무나도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였다. 갑자기 아무 생각도 안나고 급피곤해져서 자카르타에서의 첫날은 호텔에서 그냥 밥 먹고 잠만 잤다.
둘째 날… 어떻게 해서든 시티투어를 해야하는데… 호텔에 어시스턴트를 알아봐달라고 해도 소식도 없고 답답해 하고 있는 상황에 tinder에서 매칭된 여성에게서 라인으로 메시지가 왔다. 자신이 시티투어 가이드와 휠체어를 끌어주겠다고… (물론 내가 장애인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밝혔으며 투어시 휄체어를 이용해야해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같으면 상상도 못할일이다. 매칭도 안될뿐더러 매칭이 되어도 장애인임을 밝히면 거의 대부분 차단된다.)
그래서 난 얼른 좋다고 메세지를 보내고 호텔로 와달라고 하였다.
2. 레이디보이와 함께한 시티투어
호텔에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녀를 기다렸는데… 호텔로 온 그녀는 사진 속 모습과 너무도 달랐다. 키는 나보다도 컸으며 어깨도 매우 넓었고 목젖이 있었고 목소리는 누가 들어도 남자였다. 태국에서 보던 예쁜 레이디보이와는 전혀 달랐다. 그냥 가슴달린 남자였다;;; 그래서 나는 혹시 레이디보이냐고 물었더니 맞다고… 갑자기 살짝 좀 꺼려지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떻게 해서든 시티투어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그녀를 따라 나섰다.
첫 번째 방문지는 “카페 바타비아”이다.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의 식민지였고 당시 자카르타를 부르던 명칭이 Batavia였는데 해방되고 현재 바타비아로 불리는 이 카페는 네덜란드 총독부 건물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주위 건물들도 그렇고 마치 유럽에 와있는 듯 하였다. 자카르타에 방문하는 거의 모든 한국인들이 방문해 사진을 찍고 간다고 할 정도로 유명하다고 한다.

Figure 2 카페 바타비아 외관 모습

Figure 3 카페 내부 모습 1

Figure 4 카페 내부 모습 2
카페에 들어선 키라퀸은 혼자 휄체어를 끌 자신이 없던지 자신의 친구를 불러서 같이 점심도 먹고 함께 다니자고 하길래 내가 좋다고 하자 몇 분 후, 친구가 아닌 자신의 남동생과 엄마가 카페로 왔다. 그 후로 키라퀸의 남동생이 나를 캐어해주었다. 그리고 함께 점심을 먹었는데 음식을 얼마나 많이 시켰던지 점심값이 1,850,000루피아(한화 15만원)가 나왔다. -_-;; (남은 음식은 다 그들이 싸갔다.)

Figure 5 레이디보이 키라퀸과 나
음식을 9가지 시켰는데 모두 다 맛있었다. 인도네시아 음식은 다른 동남아 음식과 다르게 향신료가 강하지 않고 마치 중국음식과 인도음식이 합쳐진 느낌이랄까? 그 중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은 “나시고랭”이였다. 나시발리”는 밥과 여러 가지 반찬을 함께 먹는 음식이다.

Figure 6 주문한 음식들

Figure 7 인노네시아 음식중 가장 맛있었던 나시고랭
두 번째 방문지는 자카르타의 랜드마크인 “모나스 타워”이다. 인도네시아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타워라고 하는데 광장에서 한참 동안 휠체어를 타고 이동해서 타워앞에 도착했으나 내가 방문한 시간에는 문을 닫아서 타워 내부의 역사박물관과 전망대를 볼 수 없었다. 전망대에 오르면 타워 주변에 있는 대통령 관저나 이슬람사원 및 남쪽에 이어진 산들이나 바다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고 하는데 못 봐서 매우 아쉬웠다.

Figure 8 모나스 타워앞에서 한 컷
세 번째 방문지는 “클럽”이다. 키라퀸에게 핫한 클럽에 데려가 달라고 해서 키라퀸의 엄마를 빼고 키라퀸과 그 동생과 같이 클럽까지 같으나 반바지를 입었다고 퇴짜를 맞았다. 그래서 다른 클럽 두 곳을 더 갔는데 역시 반바지라고 퇴짜를 맞아서 결국 펍에 가서 한잔씩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에서 셋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족자카르타를 같이 가자고 제안을 했더니 자신들이 족자카르타 출신들이라고 가이드 잘해줄 수 있다고 자신들도 오랜만에 고향에 가게 되어 좋다고 했다. 내일 아침 9시에 다시 온다고 해서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구나 했다.
그런데 키라퀸이 자신은 그냥 호텔에서 나랑 같이 잔다고… 헉… 애널섹스(항문섹스)를 같이 하자고… 드디어 올게 왔다 싶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을 했지만 별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정중히 거절을 하였더니 의외로 순순히 집에 갔다. 이번일을 겪으면서 레이디보이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졌다. 그들도 장애인 처럼 차별을 받고 있을 것이다. 많은 것을 느낀 하루였다.
3. 꿈에 그리던 족자카르타 보로부두르 사원을 가다?!
그 다음날 7시반에 일어나서 조식을 먹은 후, 키라퀸과 그녀의 동생을 기다리고 있는데 9시가 넘어도 안오길래 메신져를 하니 아버지와 대화중이라고 12시 조금 넘어서 도착한다고 해서 한시에서야 그들이 왔으나 갑자기 아버지의 반대로 못 간다고… 그 말을 하러 왔다고… 나는 그들만 믿고 다른 동행자를 안구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하나… 멘붕에 빠졌다.
내가 인도네시아에 온 이유가 족자카르타의 사원을 가기 위해서였고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중 하나였기 때문에 실망감이 매우 컸고 빨리 대책을 새워야만 했다. 족자카르타의 사원들은 비포장 도로에다가 계단도 많아서 혼자 걸어서 구경하기도 어렵고 휠체어로도 구경이 어려워 꼭 동행자가 필요로 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는 처음 방문해서 아는 사람도 없고 호텔에 사람을 구해달라고 해도 소식이 전혀 없었고 인도네시아 한인회에 돈은 지불할테니 현지인 가이드를 찾아봐달라고 부탁을 하였으나 거절당했다. 그래서 내가 동행자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tinder(글로벌 미팅앱)뿐이었다. 그때부터 지프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tinder를 했는데 매칭이 엄청 많이 되었다.
한국 여자들과는 다르게 내가 먼저 언어장애와 지체장애가 있어서 말도 잘 안 통하고 관광할 때도 휠체어를 밀어줘야 한다는 것을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이 족자카르타로 2박 여행을 같이 여행가는 것이 좋다고 퇴근 후 호텔로 나를 보러 오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었다. 그래서 그날 밤 2명의 여자를 같은 시간 한자리에서 보았다. (시간이 없어서… 나도 미친놈이지 ㅋㅋㅋ)
그녀들이 나보고 바람둥이라고 ㅋㅋㅋ 그래도 다 같이 식사하고 펍에가서 술도 마시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명중 1명은 즉답으로 나와 같이 못 간다고 했고 나머지 1명은 집에 가서 부모님에게 물어보고 아침까지 답을 준다고… 그런데 아침에 부모님의 반대로 같이 못 간다고… 뭐 족자카르타는 자카르타에서 500Km 떨어진 곳으로 비행기 타고 1시간을 가야하고 2박이나 해야 하니 어느 부모가 찬성을 하겠나… 이해는 충분히 갔지만 족자카르타를 못가게 되어 너무 속상했다.

Figure 9 호텔앞 펍, 두명의 여인과 술을 마신곳;;;
아침에 많은 생각을 했는데 혼자 족자카르타에 가서 동행자를 구할까도 생각을 했었는데… 급히 출국 하느라 평소 복용하는 근육이완제와 신경안정제를 조금밖에 안 가져와서 하루치 약뿐이 안 남아서 결국 족자카르타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비행 스케쥴을 변경하여 그날 밤 비행기로 한국에 귀국하기로 결정하고 항공 스케쥴도 변경하였다.
4. 레이디보이의 가족이 되다.
항공 스케쥴을 변경하고 나니 아침 10시, 비행시간은 밤 11시 50분…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는데 호텔에만 처박혀 있을 수 없어서 키라퀸에게 시티투어를 같이 가자고 하니 해변 유원지인 “Taman Impian Jaya Ancol”에 같이 가자고 하여 호텔로 오라고 하였다. 그런데 조금 후, 키라퀸이 호텔로 왔는데… 자신의 어머니와 여동생, 언니, 언니의 아들과 딸까지 5명을 데리고 온 것이다. 왠지 내가 호구가 된 것 같아 키라퀸에게 왜 가족들을 다 데려왔냐고 따지듯 물었더니 어차피 가족 소풍을 가려고 했다고… 입장료도 싸서 자신들이 부담한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여 같이 유원지로 떠났다.
해변이라 휠체어도 끌기 힘든데 키라퀸 언니의 아들 12살 “폐로”가 내 휠체어도 끌어주고 화장실 갈 때도 도와주고 참 고마웠다. 해변 유원지라고 해서 엑티비티 등 즐길 거리가 있을 줄 알았는데 솔직히 볼 것도 즐길 거리도 하나도 없었다. 택시를 타고 2시간을 넘게 온 터라 그냥 공항으로 가자고 하긴 뭐해서 요트를 빌려서 한번 타보기로 했다. 폐로도 타보고 싶은 눈치였고…

Figure 10 요트를 타고…
역시 예상대로 요트를 타도 별로 볼 것도 없었다. 그러나 키리퀸의 신나서 가족들은 사진을 찍고 난리도 아니었다. 특히 요트를 처음 타 본다는 폐로와 폐로의 여동생이 너무도 좋아했다.

Figure 11 폐로와 함께
요트를 탄 후 키라퀸의 가족과 나는 씨푸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물론 밥값은 키라퀸의 가족들이 냈다.) 밥을 혼자 먹기 힘든 나를 위해 키라퀸의 어머니가 밥을 먹여주었다. 그러면서 너는 이제부터 우리의 세컨드 패밀리라며 다음에 인도네시아에 오면 꼭 연락하라고 하였다.

Figure 12 모두가 함께한 저녁식사
저녁식사를 마치고 키라퀸이 자신의 언니가 길거리에서 인도네시아 푸드 장사를 하는데 대접하고 싶다고 해서 언니분의 가게에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그 동안 내 휠체어를 끌어준 고마운 폐로를 위해 RC카 장난감을 선물로 사주었더니 펄쩍펄쩍 뛰며 좋아해 하였다.

Figure 13 RC카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폐로
유원지에서 차로 1시간가량 갔을까… 키라퀸의 언니가 하는 노점이 나왔다. 우리나라 포장마차와 크게 다르진 않았는데 뒤편에 바닥에 앉는 좌식 테이블들이 많았다. 손님이 많은 것으로 봐서 이 동네 맛집인듯하다.

Figure 14 킬라퀸의 언니 노점
음식값은 한화 400원에서 2000원 정도인데 맛은 호텔이나 로컬 맛집에서 먹은 것과 거의 같았다. 특히 소고기 요리인 “른당”과 밥을 함께 먹으니 정말 일품이었다.

Figure 15 노점의 음식
5. 자카르타에 억류(?)될 뻔 하다.
키라퀸네 언니 노점에서 요기를 한 후 공항에 가려고 하는데 킬라퀸과 그녀의 어머니가 굳이 공항까지 마중 나간다고 하여 같이 공항으로 향했다. 출발 시간이 11시 50분인데 9시 40분에 도착, 키라퀸에게 택시 타고 가라고 택시비를 주는데 자신들은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며 끝까지 돈을 받지 않았다. 다음에 만날 것을 기약하고 그들과 작별인사를 하였다.
그리고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귀국하려고 발권을 하는데 아시아나항공 직원에게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혼자서 비행기에 탑승을 하려면 의사의 소견서가 있어야 탑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혼자서 아시아나항공만 30번정도 탔는데 무슨 소리냐고 따졌더니 그래도 안된다고 자카르타에 머물곳이 없냐고 되묻기만 했다. 그러기를 한 시간, 실랑이 끝에 상관이란 분이 와서는 장애명이 뭐냐고 물어서 뇌성마비라고 하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니 뇌성마비는 항공탑승 거부사유가 안되냐며 묻는 것이었다. 어떻게서든 탑승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탑승거부 사유부터 찾다니…
너무 어이가 없어서 나는 네이버 검색의 인물정보를 보여주며 내가 이런 사람인데 만약 탑승거부를 한다면 타이항공에서 나를 탑승거부 시켰다가 9시 뉴스에 나온 것처럼 방송에 나올 수 있다고 뉴스를 보여주자 탑승을 도와주겠다고 그때부터 친절히 도와주기 시작하였다. 공항에 일찍 도착을 안 했더라면 비행기를 못 탔었을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한사랑 라운지라고 장애인을 위한 라운지를 제공해 거기서 출국수속 및 수화물 접수 등의 업무도 라운지에서 논스톱으로 해주고 휴식공간을 제공해 항상 아시아나 항공을 애용했는데… 실망이 컸다.
나 같이 유명(?)하지 않은 장애인은 분명 탑승을 거부를 당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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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등 여러 나라를 혼자 여행을 해왔지만 주로 휴양지였고 리조트나 호텔에서 샤워까지 도와주고 보디가드를 붙여주어 투어도 할 수 있게 도와주었고 운좋게 동행자를 만나서 별 어려움 없이 여행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너무 준비 없이 가서인지 원하는 곳에도 못 가보고 실패를 하였다. 역시 중증장애인 혼자 여행을 다니기엔 어려움이 많다.
나는 유적지를 좋아해서 족자카르타의 사원을 꼭 보고 싶었고 언젠가는 로마의 유적지들도 꼭 보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나도 어렵다. 중증장애인 혼자 받아주는 패키지 여행사가 없을뿐더러 현지에 가서 마이리얼트립 등으로 투어를 신청해도 장애인은 받아주지 않는다. 아무래도 다른 일행보다 행동이 느릴 것이고 같은 투어 일행들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난 tinder앱을 통해 변칙적으로 동행자를 구한 것이고…
힘이 들겠지만 나는 3월에 또 족자카르타에 도전을 할 것이다. 왜 이렇게 어려운 여행을 계속 하냐고? 혼자 해외여행을 많이 다니다보니 외국에 비해 한국의 형편없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알게되어 “장애인 혼자 떠나는 세계여행” 이라는 책을 써서 한국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장애인에게도 용기를 주고 싶어서이다.
나는 편견 없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여행 속에서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나의 도전은 계속 될 것이다!!!
[여행기 시리즈]
중증장애인 혼자 떠나는 해외여행 도전기 http://www.comwiz.kr/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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